트럼프의 베네수엘라 침공, 결국 ‘석유’와 돈의 문제인가
1. ‘마약과의 전쟁’ vs. 진짜 목표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공격 명분으로 ‘마약과의 전쟁’과 미국민 보호, 국경 안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 정책·발언을 보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와 석유 자원 장악이 훨씬 더 핵심 목표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는 마두로 체포 직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하며, 미국의 대형 석유 기업들이 들어가 낡은 인프라를 고치고 돈을 벌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해, 이번 군사 행동이 사실상 ‘석유 프로젝트’임을 직접 시사했다.
2. 베네수엘라 석유의 경제적 매력
베네수엘라가 매력적인 이유는 단순히 “유전이 많다” 수준이 아니라, 다음 세 가지가 동시에 겹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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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급 석유 매장량
- 베네수엘라는 약 3,000억 배럴 수준의 확인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추산되며, 이는 전 세계 확인 매장량의 약 17~20%에 해당해 사우디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 한 나라가 수십 년 이상 공급할 수 있는 규모라, 한 번 영향력을 확보하면 장기적인 에너지·재정 레버리지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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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노코 벨트의 막대한 중·초중질유
- 매장량 상당수가 오리노코 벨트에 위치한 중·초중질유(heavy/extra-heavy)로, 생산 단가는 높지만 물량 자체는 압도적이다.
-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석유가 아니라, “돈과 기술만 넣으면 나오는 석유”라는 점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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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유소와 궁합이 잘 맞는 원유
- 미국 걸프만의 복합 정유소 상당수는 원래 베네수엘라·멕시코·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무거운 원유를 정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 미국은 셰일 덕분에 가볍고 단맛(sweet)의 원유 생산은 늘었지만, 정유 설비는 여전히 heavy/sour에 최적화되어 있어, 베네수엘라산 원유는 미국 정유사 입장에선 “싸게 들여와 마진을 키울 수 있는 피드stock”이다.
3. 무너진 인프라, 외국 기업에게는 기회
문제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인프라가 사실상 붕괴 단계라는 점이다.
- PDVSA의 재정난·부패·기술 인력 유출, 수십 년 된 파이프라인과 정유 시설 방치로 인해 생산량은 잠재력 대비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다.
- 미국과의 갈등 및 제재 이후, 수출은 중국 등에 의존해 왔지만, 2025년 말 미국의 해상 봉쇄 이후에는 수출 자체가 거의 마비됐다.
이 붕괴 상태는 역설적으로, 서방 메이저 입장에서는 “대규모 CapEx 투입과 구조조정으로 업사이드가 큰 시장”으로 보일 수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형 석유 회사들이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고장 난 인프라를 고치고, 미국을 위해 돈을 벌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남아 있는 인프라(유전, 파이프라인, 터미널, 심지어 해외 자회사인 CITGO 등)에 대해 미국 기업이 운영권·지분·장기 공급 계약을 확보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4. 미국 기업·시장 입장에서의 구조적 이득
4.1. 미국 에너지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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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vron, ExxonMobil 같은 통합 메이저
- Chevron은 이미 제재 예외를 통해 베네수엘라에서 제한적으로 활동해 온 유일한 미국 메이저로, 정권 교체와 제재 완화 시 가장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 Trump는 “미국의 대형 석유기업들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고, 미국·유럽 분석가들은 Chevron을 1순위 수혜 기업으로 거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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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ro 등 걸프만 정유사
- 베네수엘라산 중질유는 Valero, Marathon Petroleum, Phillips 66 등 미국 걸프 코스트 정유사의 설비와 궁합이 좋다.
- 실제로 Chevron과 Valero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재개를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고, 제재 틀이 완화될 때마다 재가동 시나리오가 반복해서 뉴스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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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필드 서비스(OFS) 기업
- Schlumberger, Halliburton, Baker Hughes 같은 OFS 기업들은 오리노코 벨트 재개발, EOR, 업그레이더 건설, 파이프라인 리빌딩 등 CapEx 사이클의 직접 수혜자가 될 수 있다.
- 무너진 인프라와 무거운 원유 특성상, 단순 시추를 넘어 여러 기술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장기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생긴다는 점에서 기업 가치에 의미 있는 기회가 된다.
4.2. 미국 경제·에너지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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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다변화와 가격 안정
- 베네수엘라 산유가 재개되면, 미국·세계 시장에 추가 공급원이 생겨 유가 상단을 눌러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 특히 러시아·중동 의존도를 줄이는 서반구 내 공급원이라는 점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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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원유 디스카운트 효과
- 베네수엘라 heavy crude는 품질 문제로 통상 WTI 대비 큰 할인을 받는다.
- 미국 정유사 입장에서는 “싼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서 제품을 팔 수 있는” 구조라 정제마진 개선 → 이익 증가 → 배당·자사주 매입 여력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5. ‘안보·마약’ 프레임 뒤에 감춰진 것
공식적 내러티브는 여전히 “마약 카르텔, 테러, 국경 안보”지만, 몇 가지 팩트는 이 명분이 얼마나 경제적 이해와 얽혀 있는지 보여준다.
- 베네수엘라는 중국·러시아·이란과 밀접하게 연결된 반미 좌파 정권이었고, 이번 공격은 이들 국가의 중남미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미국 기업에 석유·금 등의 자원 프로젝트를 다시 열어주는 효과를 가진다.
- 트럼프는 “우리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산업을 만들었다, 이제 다시 들어가겠다”고 말하며, 군사 작전과 기업 국외 진출을 거의 한 패키지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 마약·인권·민주주의 같은 명분은 국제 여론을 설득하기 위한 프레임에 가깝고, 실제 행동을 설명하는 데는 석유·자원·지정학·국내 정치(지지층 결집)의 조합이 더 잘 들어맞는다는 비판이 많다.
6. 개인 투자자의 관점에서
군사 개입 자체는 비도덕적·불법 논란이 크지만, 시장은 냉정하게 “누가 이득을 보는가”를 계산한다.
- 베네수엘라 시나리오에 직접 레버리지가 걸린 종목:
- Chevron(CVX), Valero(VLO), 일부 OFS(SLB, HAL, BKR) 등은 베네수엘라 프로젝트의 정도에 따라 실적·밸류에이션이 의미 있게 달라질 수 있다.
- 간접·구조적 수혜:
- ExxonMobil(XOM) 같은 통합 메이저, 걸프 코스트 정유사 전체, 탱커/로지스틱스 기업들은 “서반구 heavy crude 재개방”이라는 더 큰 흐름에 연동되어 움직일 수 있다.
베네수엘라 투자 스토리는 정치 리스크, 법적 불확실성, ESG 이슈가 극단적으로 높은 영역이라,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에너지 섹터 포트폴리오 안에서 옵션처럼 일부만 노출을 가져가는 방식”이 현실적인 선택지에 가깝다.
석유·자원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 자원을 둘러싼 정치적 결정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포지션 크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