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믹스에서 시작해 영화로 폭발한 두 회사 이야기, 이제 마지막 편입니다. 지금 이 순간 두 회사가 그리고 있는 다음 그림을 살펴봅니다.
이 편에서 다루는 내용
- 마블이 지금 마무리하려는 “멀티버스 사가”의 끝
- DC가 처음부터 다시 짠 “고즈 앤 몬스터스” 계획
- 두 전략이 보여주는 완전히 다른 사고방식
마블: 15년 농사를 한 번에 정리하는 중

마블은 지금 굉장히 큰 결승선을 앞두고 있습니다. 2025년 판타스틱4로 시작한 페이즈 6은 2026년 12월 어벤져스: 둠스데이, 2027년 12월 어벤져스: 시크릿 워즈로 마무리됩니다.
이번엔 진짜 다른 우주가 섞인다
둠스데이에서는 기존 어벤져스 외에도, 2000년대 폭스 엑스맨 영화의 배우들이 그대로 돌아옵니다. 패트릭 스튜어트(프로페서 X), 이안 매켈런(매그니토), 제임스 마스던(사이클롭스) 같은 얼굴들이 같은 화면에 등장하는 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악역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맡습니다. 아이언맨을 연기했던 그 배우가 이번엔 닥터 둠으로 돌아오는 거죠. 마블 입장에선 이 두 영화가 “멀티버스 사가”라는 거대한 챕터를 닫고, 이후 페이즈 7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규칙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입니다. 시크릿 워즈가 끝나면 일부 캐릭터의 역사가 다시 쓰이고, 엑스맨이 정식으로 MCU 세계관에 합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요약하면 마블의 전략은 이렇습니다. “15년간 쌓아온 이야기를 화려하게 정리하고, 그 다음 다시 처음부터.”
DC: 이번엔 처음부터 설계도를 들고 시작했다

DC는 정반대 입장입니다. 2편에서 본 DCEU의 혼란을 겪은 뒤, 2022년 제임스 건과 피터 사프란이 새로 지휘를 맡으면서 “갓즈 앤 몬스터스(Gods and Monsters)” 라는 첫 챕터를 통째로 새로 설계했습니다.
이번엔 미리 다 정해놓고 시작
DCEU 때는 영화를 만들면서 세계관을 끼워 맞췄다면, 이번엔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미리 짜놓고 순서대로 공개하는 방식입니다.
2024년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조용히 시작한 뒤, 2025년 슈퍼맨으로 본격적인 첫 영화를 냈고 흥행에도 성공했습니다. 2026년은 이 세계관이 본격적으로 넓어지는 해입니다. 슈퍼걸이 6월에, 그린 랜턴을 다루는 드라마 시리즈가 8월에, 배트맨 빌런을 다루는 클레이페이스가 10월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DC가 두 개의 트랙을 명확히 나눴다는 겁니다. 새로 짠 메인 세계관(DCU)과, 그것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엘스월드(Elseworlds)” — 맷 리브스의 더 배트맨 시리즈나 조커 영화 같은 작품들이 여기 속합니다. 마블이 한때 한 세계관에 모든 걸 다 끼워 넣으려다 고생했던 것과 달리, DC는 “이건 메인 줄기, 이건 별개의 곁가지”를 처음부터 갈라놓은 셈입니다.
다만 모든 게 순탄하지는 않습니다. 초기에 발표됐던 프로젝트 중 일부(웰러, 부스터 골드, 패러다이스 로스트 등)는 여전히 각본 단계에서 시간을 끌고 있어서, “처음부터 설계도를 짰다”는 장점이 실제 실행 속도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결국 두 회사가 다른 이유에서 배운 것
마블은 “너무 빨리 너무 많이” 확장했다가 피로감 논란을 겪은 뒤, 이번엔 확실하게 끝을 정해두고 정리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DC는 “계획 없이 급하게” 확장했다가 실패한 경험에서, 이번엔 처음부터 전체 그림을 그려놓고 가는 쪽을 택했습니다.
같은 업계에서 정반대 교훈을 얻은 두 회사가, 앞으로 몇 년 안에 다시 한번 극장가에서 마주칠 예정입니다. 어느 쪽 방식이 더 오래 버틸지는 — 이번에는 진짜로, 시간이 답해줄 것 같습니다.
이렇게 3편으로 DC와 마블의 코믹스 시대 → 영화 시대 → 현재 로드맵까지 쭉 따라왔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