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어벤져스랑 저스티스 리그를 보긴 했는데, 정작 이 두 회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 그런 분들을 위한 시리즈 1편입니다.
이 편에서 다루는 내용
- DC와 마블,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
- 두 회사의 영웅들이 근본적으로 다른 이유
- “황금기 → 암흑기 → 리부트”로 이어지는 코믹스 100년 흐름을 가볍게
먼저 시작한 건 DC였다
이야기는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액션 코믹스 1호 표지에서 빨간 망토를 두른 한 남자가 자동차를 들어 올리는 장면, 바로 슈퍼맨의 첫 등장입니다. 이게 슈퍼히어로 장르 자체의 시작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반응이 뜨거우니 곧바로 후속 캐릭터들이 쏟아졌습니다. 1939년 배트맨, 1941년 원더우먼까지 합류하면서 지금의 DC를 떠받치는 3대 캐릭터가 단 3년 만에 다 모입니다.
알아두면 좋은 잡지식
DC라는 이름은 ‘Detective Comics’의 줄임말입니다. 배트맨이 처음 실린 잡지 제목에서 따온 거예요.
이 시기 DC의 영웅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완성된 존재라는 점이죠. 슈퍼맨은 처음부터 거의 신에 가까운 힘을 가졌고, 배트맨은 이미 완벽한 계획과 장비를 갖춘 상태로 등장합니다. 고민하고 성장하는 이야기보다는, 이미 영웅인 사람이 악당을 처리하는 그림이 중심이었습니다.
마블은 늦게 출발해서 다르게 갔다
마블의 전신인 타임리 코믹스도 1939년에 등장했지만, 한동안은 DC를 베끼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진짜 변화는 1961년, 편집자 스탠 리와 작가 겸 아티스트 잭 커비가 손을 잡으면서 시작됩니다.

이 둘이 만든 판타스틱 4부터 마블은 완전히 다른 공식을 들고 나옵니다. 흔히 “마블 방식(Marvel Method)“이라 부르는 이 접근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DC와 마블, 무엇이 달랐나
DC의 영웅은 가면을 쓰면 완벽해지는 존재였다면, 마블의 영웅은 가면을 써도 여전히 월세 걱정을 하는 존재였습니다.
스파이더맨은 학비 걱정하는 고등학생이고, 헐크는 자기 분노를 제어 못 해서 괴로워하는 과학자입니다. 엑스맨은 차별받는 소수자의 알레고리였죠. 영웅들이 “결함 있는 인간”이라는 설정이 당시로서는 신선했고, 독자들이 훨씬 쉽게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100년 가까운 역사, 한 문단으로 요약하면
두 회사 모두 이후 비슷한 굴곡을 겪습니다. 195060년대의 화려한 황금기·은백기를 지나, 198090년대에는 더 어둡고 폭력적인 이야기가 인기를 끄는 암흑기가 옵니다. 배트맨이 살인도 불사하는 다크 나이트로 그려지던 시기가 바로 이때입니다.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게 얽히고 설정 오류가 쌓이면 두 회사 모두 같은 해법을 씁니다. 리부트, 즉 세계관을 한 번 깨끗하게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거죠. DC는 “크라이시스” 시리즈로, 마블은 “시빌 워” 같은 대형 이벤트로 이런 정리 작업을 주기적으로 해왔습니다.
다음 편 예고
코믹스 안에서는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두 회사가, 영화관에서는 정반대의 성적표를 받습니다. 왜 마블의 “어벤져스 빌드업”은 성공했고, DC의 “저스티스 리그”는 고전했을까요? 2편에서 다룹니다.